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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one-in-8-billion signal

HA SA-AN

2012년 하사안 작가노트

재밌는 일이다. 독점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점(Dots)에 주인이 있다고 한다.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는 다양한 색 점으로 이루어진 'Spot Paintings' 시리즈를 발표했고, 
무한한 점 패턴으로 활동 중이던 쿠사마 야요이(Yayoi Kusama)와 점(Dots)에 대한 오리지널리티를 두고 창작소유권 논란을 일으켰다. 
이 해괴망측하고 황당한 점(Dots) 소유권 논란은 “현대미술에서 표현보다 중요한 건 먼저 태어난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신화의 재현과 사실적 표현, 색채의 탐색은 19세기 고전미술에서 완성되었으며,
장식적 표현과 왜곡, 내면을 분출시킨 추상과 비구상,
현상과 문화를 비판하고 양식을 결합, 개념을 해체시킨 표현양식은
20세기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완성되었다.
기술의 혁신과 미디어 보급화 시대를 맞아 새로운 매체와 변주하며 소통하는 21세기 현대 미술이 등장했다.
세상에 발표된 모든 작품들을 익히고, 하나씩 비워내자.

수많은 창작물 속에 내 작품이 존재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내 작품이 하나 더해지는 일이 인류에게 유해한 일인가?
구태여 공해(公害) 품 하나 지구에 배설하는 것이라면 존재할 이유는 무엇인가?
창작자가 될 것인가 배설을 할 것인가?
타인의 창작물을 모방하고도 모르는 후안무치(厚顔無恥) 되지 말아야지.

자신을 속이지 않는 답을 찾자.

동시대를 상징하는 스피커가 되자.
시대의 메시지와 고유한 정체성을 담아낸 창작물을 만들자.
스스로 복제하지 않는 창작을 하자.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가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하사안 작가노트 _ 2012년 어느 날